양유연의 개인전 《그 사이에서 빛난 후》는 얼굴과 일상 사물 등의 이미지로 구성된다. 흥미로운 것은 작가가 그려낸 표정과 눈빛은 동요하거나 흔들리며 인물이 처한 상황을 단정 짓기 어렵게 하고 있으며, 사물은 빛을 등지고 선 채 어슴푸레한 형상을 통해 대조적으로 그것이 놓인 배경에 선명함을 더할 뿐이다. 그리고 분할된 화면과 크롭된 시선의 각도는 하나의 장면을 설명하기보다는 다성적 서사와 감각을 충동한다. 이는 희열과 분노, 환희와 좌절 등의 감정을 동시에 내재한 사물/ 인물의 이중적 정체성, 또는 분열증적 자아의 표정이라 할 수 있다. 나뉜 화면과 그것의 틈새, 그리고 프레임의 바깥으로부터 작가가 얘기하는 “불안의 시대” 하염없이 아스러지는, 하지만 동시에 다시 삶을 지속하려는 감각이 감지된다.